부부가 함께 전장을 누빈 한세충과 양홍옥




 

남송과 금나라의 전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장군이 있다. 악비와 한세충이라는 장군이다. 악비는 설명이 필요없는 명장이지만, 한세충이라는 이름은 귀에 익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한세충은 명장으로뿐 아니라 그의 아내 양홍옥과 함께 나란히 전장을 누빈 부부 장군으로도 유명하다.

 

한세충은 아직 북송이 화려한 문화를 구가하던 때 일개 병사로 군인이 됐다. 화려한 문화를 자랑하던 북송 말기였으나 최하층의 민중은 여전히 강제노역과 과중한 세금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최대의 민중 반란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방랍의 난“이다.

이 방랍의 난은 한세충과 양홍옥 두 명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당시 북송은 금나라의 압박을 받고 있었다. 방납이 이끄는 세력이 중국의 식량 창고라고 할 수 있는 절강성에 할거하고 있었기에 금나라와 맞서기 위해 군사를 북으로 보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방납의 난을 먼저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북송은 유연경과 왕연이라는 장수를 파견하는데 이들 밑에 한세충이 있었다.

한세충은 여기서 많은 무훈을 세우며 왕연 장군에게 ‘만인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출세가 시작된 것이다.

한편 방랍의 난으로 불행에 빠진 여인이 있었다.

양홍옥은 대대로 장수가문의 여인이었다. 하지만 부친과 조부가 방랍의 난을 진압할 시기를 놓쳐버린 죄로 모두 처형당하고, 이 때문에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뛰어난 무예를 익히고 있던 그녀였으나 가난하게 살아가는 중 기녀의 삶을 선택한다.

 

한세충은 방랍의 난 토벌 후 장강 유역 가까이를 지나다 양홍옥을 만나게 된다.

방랍의 난으로 집안이 몰락해서 기녀로 살아가는 여인과 방랍의 난으로 일개 병사에서 군에서 촉망받기 시작한 젊은 장수의 만남이었다.

한세충과 양홍옥은 운명 같은 사랑을 하고, 마침내 둘은 결혼한다.

당시 양홍옥은 그 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기녀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세충을 위해 기녀의 삶을 청산하고 촉망받으나 아직 하급장수에 지나지 않은 한세충과 함께하는 삶은 선택했다.

방랍의 난 종식 후 북송은 큰 혼란을 겪었다. 수도가 금나라에 포위되고 황제와 상황이 납치되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결국, 북송은 무너졌고 간신이 몸을 피한 황태자가 황제로 즉위해서 남송을 세웠다.




 

금나라 군 10만이 남송을 멸망시키려 남하를 했다.

남송 황제는 계속 도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남송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 금나라 군은 진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남송의 숨통을 끊어놓을 기회를 놓친 금나라 군은 어쩔 수 없이 일단 전선을 축소하기로 하고 후퇴를 시작했다.

 

이렇게 금나라 군 10만이 장강을 건너 북으로 가려 할 때 앞을 막아선 것이 한세충이 이끄는 정예병 한가군이다.

당시 군대는 거의 사병집단이었는데 악비와 한세충의 군사는 특히 그런 경향이 심해서 이름도 “악가군”이나 “한가군”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한세충은 금나라 군사가 퇴로를 끊으려 장강 유역에서 매복하고 있었다.

이때 한가군은 8,000명이었다.

8,000명과 10만, 게다가 금나라 군사는 무적이라고 할 정도로 강병이었다.

 

한세충은 금나라 군사가 장강에 정박시키고 있던 군선을 공격해서 쫓아내고, 퇴각하는 금나라 군사의 본대를 ‘황천탕’이라는 장강 유역에 있는 만에 유인한 후 대군의 유리함을 살리지 못하게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장강에 도착한 금나라 군사는 도하용 군선이 없어지자 서쪽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것이 한세충의 함정이었다.

마침 안개가 짙은 곳에 금나라 군사를 유도하고 복병으로 공격을 계속했다. 하지만 총 병력은 금나라 군사가 압도적이었기에 금나라 군사는 한세충의 포위를 뚫고 서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악비 장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금나라 군사에게 악비 장군은 공포 자체였기에 어쩔 수 없이 뒤로 돌아가 황천탕 쪽으로 도망치게 된다. 악비는 금나라 군사를 집요하게 쫓지 않았으나 황천탕은 한세충의 이 기다리는 곳이었다.

 

황천탕에서 간신히 군선과 연락을 한 금나라 군사는 전군을 2,000척의 배에 나눠 실어서 장강을 건너려 했다.

그 출구에 한세충이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한가군의 군선은 여기저기서 박박 긁어모았으나 겨우 300척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세충은 물속에 갈고리가 달린 사슬을 설치해서 금나라 군사가 탄 배의 기동력을 상실하게 했다.

그리고 당황하는 그들을 향해 한세충의 군사가 들이쳤다.

한가군의 기함에는 지휘용 북을 치는 여성이 있었다. 그 북소리에 맞춰서 한가군의 군선은 좌우로 움직이며 허둥지둥하는 금나라 군사를 효과적으로 공격해서 파괴하기 시작했다.

기함에 타고 북을 치며 한가군을 지휘하는 여인은 양홍옥이었다.

이때 한세충은 한가군의 지휘권을 모두 아내인 양홍옥에게 맡기고 자신을 일개 병사처럼 온몸에 피칠갑을 하면서 ‘만인적’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활약을 하고 있었다.

 

금나라 군사가 일방적으로 당한 이 싸움이 유명한 “황천탕의 전투”로 한가군은 무려 48일 동안 금나라 군사를 포위 공격을 했다.

이 전투로 금나라 군사는 이만 오천 명의 병사를 잃고 간신히 탈출할 수 있었다. 그 후로도 한세충과 양홍옥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전장을 누볐다. 양홍옥은 명실상부한 한가군의 부장 겸 참모였다.

 

부부가 함께 전장을 누비며 명장으로 이름을 떨친 사례로 북위의 명장 양대안과 그의 아내 번씨가 유명하지만, 그들은 말년에 번씨가 불륜을 저지르는 등 가정적으로 불행했다.

하지만 양홍옥과 한세충은 간신 진회의 모함으로 모든 벼슬이 떼어지고 낙향한 후에도 죽을 때까지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았다고 한다.



아내를 사장으로 하세요
국내도서
저자 : 사카시타 진 / 김영택역
출판 : e비즈북스 20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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