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국지색의 원조 포사

2017.06.24 02:03 |

경국지색의 원조 포사

포사, 웃음 한 번에 나라가 기울었다.

달기와 더불어 희대의 경국지색으로 꼽힌다.

그녀는 출생부터 판타지다. 하나라 말기 걸왕(桀王) 때 용이 나타나서 침을 흘렸는데 그 침을 왕이 상자속이 보관했다. 그 후 주나라 선왕(宣王) 때에 상자를 열자 도마뱀이 빠져나왔고, 그 도마뱀이 궁녀의 몸 속에 들어갔다. 궁녀는 수십년간 잉태한 후 여자아이를 낳았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궁녀는 아기를 요람에 태워 강물에 띄워서 버렸다고 한다.

그 시기를 전후해서 당시 주나라의 수도였던 호경에서 아이들 사이에 이상한 노래가 불리고 있었다. 산뽕나무로 만들 활과 기箕초(콩대)로 만든 화살통이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는 점술가의 예언과 같았다. 그래서 주나라 조정은 산뽕나무로 만든 활과 기초로 만든 화살통을 만드는 것을 법으로 금지시켰다.

그런데 시골의 노부부가 조정의 방침을 듣지 못하고 산뽕나무로 만든 활과 기초로 만든 화살통을 만들어 팔기위해 호경에 온다. 단속하러 관군이 들이닥치자 도망갔지만 여자는 잡혀서 사형을 당하고 남자는 도망에 성공한다. 도망가던 길에 강가를 지나던 중 요람이 떠내려오는 것을 본다. 새들이 모여 요람을 부리로 잡아당겨 땅으로 끌어올리려 하는 것을 본 남자는 요람 속의 아이를 데려다 키우게 된다.

그러나 남자는 너무나 가난해서 아이를 키울 수 없자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렸다. 그녀를 사간 사람은 포성(褒城)에 사는 사대(似大)라는 남자였다. 그는 아내와 아들은 모두 무사한데 딸만 얻으면 태어나는 족족 죽어나가는 터라 여자아이를 얻고 싶었고, 가난한 촌부는 그녀를 팔아넘겼다. 그리고 사대가 포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키웠다.

 

14세가 되자 아름다움이 두드려졌고, 17세가 되자 절세가인이 되었다. 그러나 시골에서 살고 나이가 어려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는데 빨래랑 밭일하는 시골 여자아이의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어느날 같은 포성 사람인 홍덕이 그녀를 보고 시골 소녀같은 모습에 감춰진 아름다움에 놀랐다. 그리고 그녀를 왕에게 바치면 왕에게 밉보여서 3년이나 옥에 갇혀있는 아버지 포향을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많은 돈을 주고 그녀를 사서 좋은 옷을 입히고, 예법을 가르쳐서 키운 후 당시 주나라 왕인 유왕(幽王)에게 바쳤다. 그녀는 빼어난 미모로 후궁에 발탁되었고 옥에 갇혀있던 포향은 바로 풀려났다.

 

유왕은 포사를 총애하여 원래 왕후였던 신후와 그녀가 낳은 태자 의구를 폐하고 포사를 왕후로, 포사가 낳은 백복을 태자로 삼았다.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한다.

예쁘긴 한데 워낙 웃지않아서 왕의 애간장을 녹였고, 어느날 한 궁녀가 비단옷을 입고 지나가다 매화나무 가시에 옷이 걸려서 찢어지는 소리를 득고 그 소리를 들으면 웃었다. 이에 유왕은 포사를 위해 비단을 있는대로 사서 찢어댔고 이로인해 국고를 탕진하게 된다.

게다가 어느날 봉화 관리자가 실수로 주나라가 위험할 때 쓰는 봉화를 피우자 제후들이 놀라 부리나케 모였다가 실수라는 것을 알고 화내며 돌아간 일이 있었는데 포사는 그 모습을 보고 더욱 신나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마치 악기와 같고, 얼굴은 꽃이 활짝 핀 것처럼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래서 유왕인 신이 나서 봉화를 시도때도 없이 자꾸 피웠다. 결국 하도 이런 짓을 하다보니 진짜 오랑캐가 처들어왔을 때 봉화를 올려도 거짓말인 줄 알고 정작 제후가 아무도 오지 않았고, 유왕은 오랑케에게 죽임을 당한다. 일부 제후는 이게 진짜임을 알았으나, 여자 하나에 저렇게 미친 왕이라면 이 기회에 죽는게 낫다고 방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랑캐인 건융이 유왕을 죽이고 포사의 행방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견융에게 끌려간 후 노리개취급을 당한 후 목을 매어 자살했다고 전해진다.

달기나 서시와 달리 누군가 작정하고 나라를 망하게 하려고 보냈다는 이야기도 없는 점에서 더욱 무서운 경국지색의 미녀.

 

포사로 인해서 경국지색이라고 나왔다. 포사는 하나라를 멸망하게 만든 말희, 은나라를 명망하게 만든 달기의 계보를 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말희-달기-포사의 이야기는 너무 비슷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라가 건국될 때는 남자를 부각시키고, 나라가 망할 때는 여자를 부각시킨다.

세여인 모두 정복한 나라에서 바쳐진 미녀들이고, 빼어난 미모로 왕을 사로잡아 결국 나라를 망치게했다는 구조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런 기록을 믿을 수 있겠는가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사실 서주 말기에 주왕실은 세력이 약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봉화로 제후군을 불러 모았다는 이야기는 결국 주 왕실의 중앙군이 약해서 제후가 도우러 와야 위급을 벗어날 정도로 주 왕실이 약해졌다는 의미가 된다. 일각에서는 포사의 웃음을 듣기 위한 용도로 봉화를 피운 것은 단순히 포사 때문이 아니라, 중앙군이 약해지고 제후군들이 강해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주 왕실이 왕권을 세우려는 시도를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하기도 한다.

이런 시도가 결국 결정적 순간에 제후들이 배신하면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 것이다.

현대적 관점에서 포사 개인보다는 그녀를 총애하면서 신후와 원래 태자였던 의구를 지지하는 제후와 대결구도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제후들의 신임을 잃은 주 유왕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주 유왕은 즉위 후에 힘있는 제후국 중 하나인 진(晉)나라와 친밀한 관계를 맺었으며, 당시 진후인 문후는 포사와 백복에 반대하는 제후국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문후는 등장하지 않고, 나중에 오히려 주 평왕을 세우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는 언급이 있다. 포사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이 당시 서주 편으로 남아있던 제후들마저 왕실에 등돌릴 동기를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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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스가야 신이치,고토 미치오 / 김영택역
출판 : e비즈북스 201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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