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락지형의 개발자 달기(妲己)



기(己)성 소(蘇) 씨다. 중국 은왕조 말, 주왕을 타락시킨 장본인 혹은 요녀로 알려졌다. 중국 4대 요녀 중의 하나.

 

각종 사서의 기술이 제법 엇갈리는 편이지만 화술이 능하고 기교(!)가 극에 달하여 주왕의 애를 태우는 데에 능숙했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사실상 달기는 포락 같은 형벌을 스스로 만들어낼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공포정치를 펼치고 주지육림을 만들면서 세금을 올리고 향락에 빠져 살던 것은 달기가 아닌 주왕 본인이었다. 게다가 갑골문 기록이 아닌 사마천의 사기 한정, 다만 주왕에게 목숨을 걸고 바른 정치를 할 것을 간한 숙부 비간을 죽였을 때 이를 채근질한 것은 달기라는 기록도 있다. 비간은 당시 성인이란 소리를 들었는데, "성인의 심장은 구멍이 7개라던데." 하면서 직접 확인해보자고 부추겼다고 한다. 죄인을 숯불 위에 기름을 듬뿍 발라 달궈지고 있는 구리 원통 위를 걷게 했다는 포락지형의 개발자라고도 한다.

 

그런 주왕에게 아양 떨면서 자신의 위치만 확고히 하는 데 그쳤기 때문에 악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한 면 때문에 주나라가 은을 멸망시키기 위해 달기를 보낸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다. 달기의 달(妲)이 계집 녀(女)와 무왕의 동생인 주공의 이름 단(旦)으로 이루어져 있는 자라는 점에서 이런 발상이 나왔다. 그래서 고우영 십팔사략에서는 상상력을 더해서 아예 주공 단이 달기를 길러 은나라에 보냈다는 흥미로운 각색을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상이었고, 달기에 대한 사서들의 기록은 그냥 요부로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들은 당연하지만, 주나라 이후의 사서에 한정된 것이며, 현대에 들어와 주나라 이전의 갑골문들이 다수 발견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만일 갑골문을 제외한 다른 기록 속의 달기가 주왕의 그런 막장 행동을 즐거워하지 않았다면 주왕이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니었을 거란 주장도 있을 법한데 사실 막장에 이른 주왕 성격 보면 즐거워하지 않는 순간 목이 먼저 달아나지 않을까 싶다. 최후조차도 주왕이 참살했다는 것과 주왕 자살 후 목을 매었다는 설, 무왕에게 붙들려 참형되었다는 것으로 나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부류의 이야기는 하나라가 망할 때의 말희, 서주가 망할 때의 포사의 경우에서도 비슷하게 반복되기 때문에 정확히 실제 역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나라의 정당성을 위해 꾸며낸 설화일 수도 있고, 작은 사례가 확대된 것일 수도 있는 것. 앞서 말한 대로 갑골문만 봐도 주왕은 그렇게 나쁜 왕이 아니다.

 

그 밖에 처형하려던 자들이 그녀의 외모에 홀려서 처형을 못 하자 고자인 늙은이를 참수인으로 사용했는데 그 늙은이의 그것조차도 설 정도의 미모였다고 하며……!, 그 얼굴을 보자기로 가리고 나서야 목을 벨 수 있었다고 하는데 보자기에서 빛이 났다고 한다. 이런 건 후대에 덧붙인 이야기니까 크게 신경 쓸 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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